후덜덜.
前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거의 모든 이슈에 있어서" 미국이 어깃장을 놓았다고 한다.
핵잠수함은 원자력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무기다. 원자력 잠수함이 연료 보급 없이 긴 시간 작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우라늄-235를 농축시켜야 한다. 핵탄두를 만드는 것과 원자력 잠수함 연료를 만드는 것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행동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공개적으로 핵탄두를 가질 수 없는 나라는 공개적으로 핵잠수함을 가질 수도 없다. 핵을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단지 추진력으로 사용할 뿐이니 괜찮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문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를 막론하고 보이는데, 한미원자력협정에 규정된 바에 따르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원자로'를 줄이겠다고, 없애겠다고, 짓던 것도 안 만들겠다고 '탈핵 선언'을 한 대통령이, 어떻게 동시에 '원자로'를 바닷속에 풀어놓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일까. 한반도에서 발생한 적도 없는 진도 7.0의 강진이 정확히 원자력 발전소를 강타할 가능성을 운운하는 환경주의자들은, 왜 문재인 대통령이 도입하겠다는 원자력 잠수함이 북한의 어뢰나 기뢰에 맞아 폭파될 가능성은 두려워하지 않는 걸까. 과연 우리는 최소한의 상식적 기준을 가진 상태로 '탈핵' 논의를 하고 있긴 한 걸까. 북한이 핵탄두를 개발했다는 이유로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논리는 더더욱 이상하다.
외교와 협상이 나라를 지켜준다? 허황한 이야기다. 먼 과거로 갈 것도 없다. 동구의 공산블록이 무너지고 시장경제가 세계의 곳곳의 일반적인 현상이 된 세계화 시대, 모든 것이 계약과 협상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21세기에 땅 따먹기 전쟁이 일어났다. 영토할양이란 먼 과거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시대의 일인 줄만 알던 시대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간단한 전투가 있고 영토가 빼앗기는 100여 년 전에나 있음직한 일이 벌어졌다.
왜 저명한 미국 외교 정책 관련자들이 역행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하는 정당한 의문이 생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걸프 국가들을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삼는 것은 현재의 (그리고 심지어 의회의) 정서에 반하는 것 같다. 미국의 군사력을 발휘하기 위해 전세계의 (돈이 많이 드는) 미군 기지들을 유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인들은 끝없는 전쟁에 지쳐가고 있지 않은가? 시리아에서 수니파 반군을 무장 및 훈련시키겠다는 건 벌써 여러 번 시도했다가 실패한 일 아닌가? 왜 이 정책이 이번엔 더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하는가?
강화도조약 140년을 맞는 올해는, 이 사건을 단지 한국과 일본의 관계, 일본의 한국 침략의 원년으로만 보지 말고, 봉건과 근대의 조우, 동양과 서양의 조우, 대륙과 해양의 조우라는 문명사적 차원에서 거시적이고 입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지난 140년 간 한국의 가장 중요한 관계국은 이전의 중국을 대신한 일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일본이 중요한 이유는 단지 일국적 관계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바로 저 세 가지 차원의 문명적 조우에 모두 일본이 긴밀하게 매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러관계가 우호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클지라도 러시아가 북한의 제 1 무역 파트너인 중국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독립적인 위치를 고수한다 할지라도 한 가지 중요한 사안, 즉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 러시아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나는 대통령이 되었을 때 중국과의 외교를 중요한 우선 순위로 놓았고, 중국의 지도자들과 높은 수준의 협상을 시작했다. 덩샤오핑과 내가 1978년 12월 15일에 다음 해부터 완전한 상호 인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여 이러한 노력은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3일 후 중국에서 극적인 개혁이 일어날 것이며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이 두 가지 결정이 국제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래전부터 '9조회'가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평화헌법을 지키려는 일본 국민의 모임이다.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일본 문학의 두 간판스타가 주역이다. 모엔(莫言), 위화(余華), 첸리췬(錢理群) 등 중국 문학의 거성들도 지원에 나섰다. 모두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후보자들이다. "위대한 작가는 하나의 대안 정부"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난다. 황석영·이문열·고은 우리 작가들도 동참한다는 소식이다. 실로 고마운 일이다. 고은은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한국 시단의 상징이다. 황석영과 이문열은 한국 소설의 양대 거목이다. 정치가 한동안 둘을 분리시켰지만 문학의 세계에서는 통합을 지향했다.